독일박사과정 D+3) 시간관리법2, 학습량체크하기
박사과정 그리고 무언가 공부하고 이루어가는 과정은 철저히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 중에 적어도 나를 가장 괴롭게 했던 것은 내가 스스로 발전되는지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초중고교 생활 중에는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있고, 매번 점수가 매겨진다. 그렇기에 정해진 범위를 스스로 공부하고 매번 체크가 가능한 환경이면 좀 더 모티베이션 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생활은 학부생활에서 끝이 난다. 물론 석사 기간 중에도 여전히 시험은 있지만 이때부터는 본인의 연구가 시작되기 때문에 무언가 정량적 측정이 어려워진다.
가장 최악은 스스로 더 이상 발전된다고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오고 이때 대부분의 사람은 슬럼프를 겪는다. 슬럼프가 길어지면, 이전의 나는 무언가 열심히 했던 것만 같은데 지금은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아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것만 같은 무력감에 휩싸인다. 분명 이전에 무언가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연구자에게 공부하는 것은 일상과 같아서 딱히 기억에 남겨두지 않는다. 그러니 뒤돌아 봤을 때, '내가 뭘 했더라...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들에 잠기게 된다. 그렇기에 스스로 본인을 다독이고 돌아보기 위해서 연구자는 본인이 한 일들을 잘 기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면 언젠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 스스로의 노력과 시도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언급할 내용이 많기 때문에, 이 편은 2편에 나누어 다루고자 한다.
이번 글에서는 일단 나의 시간과 내가 해온 일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 관리할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이전에 다루었던 시간관리법은 내가 어느 정도 시간을 공부하는데 쏟고 있고, 그 시간 동안 어떻게 하면 잘 집중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었다면, 지금은 그 시간을 어떻게 잘 쪼갤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어 보고 싶다. 나는 주로 연구노트와 Todait 이라는 스터디플래너 App을 사용하여 내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였는지 체크한다. 마치 게임 캐릭터의 상태창과 같이 내가 공부를 할 때마다, 상태바가 채워지고 레벨업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스스로의 성장과 현재 위치를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현 상태를 체크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내가 스스로 나의 노력들을 기록할 수밖에 없다.
무언가를 기록하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 힘들 때뿐만이 아니라 기쁠 때도, 나는 나의 결과에 대해 '내가 이번에 운이 좋았나 보다' 하고 쉽게 평가절하하곤 했다. 지금 돌아보면, 나는 나의 성과를 그렇게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았고, 그렇기에 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는지 명확히 판단했어야 한다. 또한 내가 실패를 했을 당시에도 단순히 '이번에는 운이 좋지 않았군' 하고 생각할 것이 아닌, 실패의 요인을 더 잘 분석했어야만 했다. 물론 모든 일들이 노력에만 달린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삶의 많은 부분이 타이밍과 운에 결정될 때도 많이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은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렇기에 나는 내 삶에서 스스로 컨트롤 가능한 유일한 항목인 노력 부분에 좀 더 힘을 쏟기로 하였다.
Todait App을 사용한 후부터, 나는 좀 더 나의 노력을 느낌 말고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해서 매우 좋았다. 그전에는 많은 시간을 일하거나 공부하지 않더라도 컨디션이 안 좋아서, "아.. 오늘 너무 피곤하다. 일 열심히 했나 보네"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느낌과 사실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래의 나의 앱 사용 결과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스터디플래너 App, Todait
이 앱은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좋은 것은 목표 양에 대한 단위 설정이 매우 유연하다는 것이다.
목표 설명 방법 예시
1. 특정 기간 내에 책 범위 설정 : 영어교과서를 1달 안에 (2020.12.1 - 2020.12.31) 끝내기 범위 (페이지, 단원 등등)
2. 시간 측정 : 매일 일/집안일하는데 소비되는 시간 측정 (타이머 측정으로 일이 끝난 후 멈추면 된다.)
3. 반복 학습량 측정 : 매일 영어단어 50개 외우기, 주로 했는지 안 했는지, 그리고 사용된 시간이 얼마인지 측정.
위의 예시로 든 여러 가지 기능을 사용하여, 나는 현재 내 생활 전반에서 사용되는 나의 시간을 관찰하고 있다. 물론 모든 시간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 휴식시간이나 친구를 만나는 시간, 부모님과 통화를 하는 시간 등은 기록하지 않고 있다. 또한 정확한 측정을 위해 모두 기록을 하고 싶지만, 일하다가 휴식시간에 측정을 멈춰놓고 다시 일을 시작할 때 측정 시작을 누르는 것을 까먹어서 기록된 시간보다 일을 더 하긴 하였지만 결과에 누락된 것들도 있긴 하다. 더 정확한 정량적 측정을 위해서는 누락된 부분을 채워 넣는 것이 맞다. 하지만 실험이 아닌 나의 개인적 측정이기에 그 부분은 생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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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간 내가 측정한 나의 생활 패턴이다. 왼쪽 그림은 세부 항목들로, 내가 각각 정한 목표에 일주일동안 몇시간의 시간을 쏟았는지 보여준다. 또한 오른쪽 그림은 각 분류별로 내가 몇시간의 시간을 사용하였는지 합계로 결과를 보여준다. 한주간 일하는데 40시간의 시간을 썼고, 독일어와 영어를 공부하는데 12시간과 10시간 집안일하는데 11시간 책을 읽는데 9시간 정도의 시간을 소비하였다.
1주일간 측정된 시간이 82시간으로 평균 일간 12시간 정도 측정되었다. 즉 24시간 중 12시간의 시간은 측정하지 않았다. 아마 이 시간 중에서 일을 하거나 집안일을 하였는데 누락된 시간도 있을 것이고, 대부분의 시간은 수면시간, 밥을 먹거나 휴식을 취한 시간이나 영화를 본 시간 등이 포함될 것이다. 이런 측정을 통해 나는 내 삶에서 내가 투자하는 시간들의 항목을 과 그 양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일에 투자하는지 알 수 있고 만약 일하거나 공부하는 시간이 적다면 본인의 성취를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집중력을 쏟을 수 있을 것이다.
연구는 빨리 성과를 보기 힘들다. 그렇기에 우리는 장거리 달리기를 해야 하는데, 계속 달릴 뿐 내가 어디까지 달렸는지도 모르겠고 골인지점이 어디인지 얼마큼 더 달려야 하는지 모르는 게 우리는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그냥 끝없이 달리는 느낌.. 그러다 더 이상 내가 잘 달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는 느낌. 그렇게 불안해질 때마다 우리가 적어도 스스로의 개발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는지 기록하고 되돌아보자. 그 기록들이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진 않을 것이다. 충분히 노력하였다면 스스로를 다독이고, 마음이 힘들었던 것과 달리 내가 그만큼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스스로를 채찍질 하자. (너무 심하게는 말고.. 당근도 좀 주면서 채찍질합시다.. 박사과정생은 불쌍하니까요..)
우리 모두 열공해서,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전세계의 대학원생, 연구원 분들 화이팅..!!
다음편에서는 연구노트 작성법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앱에 대한 자세한 사용법 및 활용법은 아래 블로그의 앱리뷰에 잘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앱리뷰] 스터디플래너 공부어플(앱)_Todait
스터디플래너 (앱)어플 Todait[앱리뷰] 스터디플래너 공부 어플_Todait 중간고사가 다가오니 슬슬 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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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또 좋은 정보를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Dann Tschüss, bis demnächst. Auf Wiederse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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