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일기: 2021년 비움 결산
이미 2022년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다되어 가는 시점에서 작년을 정산하는 게 약간은 늦은 듯 하지만, 그래도 작년에 열심히 비움을 실행한 것을 정산해보고자 한다.
애초에 2021년 한해동안 1500개의 물건을 비우고자 목표하였는데, 다짐과 달리 결국 끝에 1190개의 물건밖에 비워내지 못했다. 물론 이 또한 적은 양은 아니지만, 1200개에 육박하는 물건을 비워냈다고 해도 집에 쌓인 물건들을 육안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비슷비슷해 보인다. 그 말인즉 여전히 집에 많은 물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그래도 물건을 비워내며 조금 편해진 것은, 내가 엄청나게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이를 통해 불필요한 소비와 물건 늘리기는 방지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내 취향의 옷이 무엇인지 더 잘 알아갈 수 있었고, 결국 내가 입는 옷만 입기에 나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옷이 필요치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직 옷장을 싹 비워내진 못하였지만 그래도 1년 동안 100벌이라는 옷을 비워냄으로써, 옷장에 약간 숨 쉴 공간은 만들어 주었다.
만약 내가 아직까지도 비움을 실천하지 않았다면, 2021년 한해도 필요 없는 옷과 신발들을 사들이고 여전히 신발장과 옷장을 미어터졌을 것이다. 아직 쓸만한 옷들이 많고 누구에게 나눔 하기에는 사이즈가 안 맞는 것들이 많아서 비운다는 명목 하에 쓰레기를 만들기는 또 싫어 확 비우지 못하고 많은 옷들이 아직 옷장에 남아있다. 이는 세월이 지나면서 나의 미련도 비워지고, 그 물건들도 더 이상 쓸모를 다했을 때 천천히 비워지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2021년 1년간 비움을 실천하며 내가 미워낸 목록들을 그때 그때 엑셀에 정리해보았다.
한 해 동안 비워낸 물건들의 총량으로 보자면, 가장 많이 비워낸 것은 잡동사니, 약, 차, 학용품, 옷, 화장품 등이 되겠다. 각기 물건들을 비워낸 시점을 월별로도 정리해보았는데, 역시 1,2,3월 초반에 더 의욕적으로 많이 비워낸 듯하다. 초반에는 각각 물품들을 정해서 구역별 정리를 하고, 그때 필요 없는 것들을 싹 비우면 되어서 빠른 비움을 실행할 수 있었는데, 1년간의 비움으로 생각보다 마구 비울 수 있는 것들은 집에서 대부분 비운 상태이다.
아직 많이 건드리지 않은 부분들은 추억의 물건, 인쇄물 등이 될텐데 책을 비워내는 것은 아직도 많은 고민이 있다. 책 욕심도 많고 팸플릿 같은걸 수집하는 취미가 남편과 둘 다 있는지라 우리에게 가장 비워내기 어려운 부분인 듯하다. 언젠가는 이 부분도 극복 가능하겠지.
일단 생활을 하는데 있어, 이미 많이 가지고 있기에 새로 구매할 필요가 없는 것들은 여전히 다 비우기 전까지 재구매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점차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에, 비움을 실행한다고 가진 것을 버리고 새로운 깔끔한 가구들을 사서 다시 채우는 것은 좀 지양하려고 한다. 가진 것을 소중히 알고 최대한 잘 활용해서 끝까지 사용하고, 지구에 최대한 덜 해로운 방식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자 한다.
그런 의미에서 2022년의 비움 목표는
- 식재료를 버리는 것을 최소화한다. 일단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들이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에 최대한 소비하도록 노력해보자. 그리고 유통기한이 지났더래도 먹어도 상관없는 것들은 최대한 끝까지 먹고 비우도록 하자
- 2022년 동안 옷과 신발은 사지 않기로 하자. 단, 속옷과 같이 정말 필요한 것들을 교체해야 하고 필수품이지만 대체할 방도가 없는 것은 제외한다.
- 가지고 있는 화장품을 다 소비하기 전까지 새 화장품과 세면용품은 구매하지 않는다.
- 단지 소유하기 위해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참도록 해보자.
2022년 동안 총 1000개의 물건을 비워보자는 목표를 세우기는 했지만, 올해는 갯수에 연연하기보다는 집을 좀 더 정갈히 유지하고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사용하며, 삶을 더 행복하게 영유하는데 집중하기로 하였다.
미니멀리즘은 삶을 가볍고 더 잘 영위하기위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소유한 물건들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꽉 들어찬 걱정들도 잘 정리함으로써 우리의 삶은 더 편안해질 수 있다. 천성적으로 걱정이 많은 나 또한 미니멀리즘을 통해 한결 가벼운 삶을 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나만의 #비움프로젝트를 시작하고자 한다. 블로그에도 그 내용을 공유하고 싶지만, 글의 특성상 약간은 지저분해지지 않을까 싶어 다 사용한 물건들과 처분하고 나눔 할 물건들의 기록은 본 게시물의 댓글과 인스타그램에만 하고자 한다. 나의 #비움 프로젝트의 진행사항이 궁금하신 분은 @minimal_goco 로 방문해주세요!
곧 또 좋은 정보를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Dann Tschüss, bis demnächst. Auf Wiederse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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