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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

미니멀리즘 : 비움시작 / 보석, 악세서리

by 고코샤넬 202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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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하는 것도 귀찮아할 만큼 꾸미는 것에 무관심한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보석에 대한 관심은 많았다. 20대 초중반 대학교, 대학원을 다니며 마땅한 돈벌이가 없을 때에는 연구실에서 지원받는 약간의 월급과 부모님의 용돈으로 생활하였기에 제대로 된 장신구를 산다는 건 힘든 일이었다. 무엇이 나에게 어울리는지도 모르고 그저 예뻐서 하나둘 아주 싼 장신구들을 구입하였다. 몇 년간은 어찌어찌 잘 사용하였는데, 변색이 되고 그다지 재질 자체가 좋지 않았기에 어느 날부터인가 손이 잘 가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손때 뭍은 장신구들을 어디엔가 박아두고 사용하지 않기를 여러 해. 요즘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니 5,6년 전에 사용하던 장신구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인가 금속 알레르기가 심해져서, 금, 은, 티타늄 이외의 재질은 착용하면 가렵고 빨갛게 피부가 붓기 시작해서 자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신구들이 정해졌다. 혼자 살 때만 해도 딱히 보석이나 액세서리 개수가 늘어날 일이 별로 없었다.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해서 살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월급은 생활비와 적금 등으로 약간의 돈을 사용하고 모으기 급급했고, 큰돈을 쓰는 것에 약간은 불안감이 있을 시기여서 자잘한 쇼핑은 많이 해도 귀금속류는 쳐다보지도 않았던 거 같다. 그러다 남자 친구가 생기고 (지금의 남편), 관계가 무르익어 갈수록 시부모님과 남편에게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때에 종종 장신구를 받게 되었다. 아마 그때부터 점점 그 개수가 늘어난 듯싶다. 

이상하게 아예 안가지고 있을 때는 관심이 안 생기다가, 하나둘 가지고 나니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생기니 더 가지고 싶은 게 사람 욕심인가 보다. 예전에는 비싸다고 아예 볼 생각도 없던 귀금속을 지금은 내 돈 주고 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던 중 "나에게 맞는 미니멀 라이프 (아키 저)"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거기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쓰여 있었다.

 

다른 목걸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 있지만, "어째서 2개나 필요해? 목은 하나잖아"라는 남편의 소박한 의문이 납득된 이후부터 목걸이는 더는 사지 않습니다. 액세서리는 무엇이든 마음이 담긴 것 하나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진심으로 만족하면 그 이상은 원하지 않게 돼요. 개수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정말 맞는 말이다. 백번 천번 맞는 말인데.. 내가 그렇게 실행하기는 어렵다는 게 문제다. 이놈의 욕심은 정말 끝도 없다. 사실 작년 크리스마스에 내 인생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목걸이를 남편에게 선물 받았다. 위의 말처럼 그렇게 맘에 드는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건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평소에는 화려한 복장이 아닌 매우 단순한 복장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어찌 보면 어울리지 않는 목걸이이다. 다이아 목걸이를 데일리로 하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간이 작은가 보다. 언젠가 데일리로 매일 해도 부담 없는 하지만, 그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나에게 꼭 맞는 물건을 발견하기를 기대해본다. 그때까지 나는 더 이상 다른 목걸이는 구입하지 않도록 해야지..! 

나는 총 두개의 보석함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액세서리는 막 섞여 있진 않고, 두 보석함에 잘 정리되어 있는 상태이다. 일단 집에 있는 액세서리 중에 금, 은이 아닌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는 것들부터 하나둘 비우기로 했다. 그 이후에는 귀금속은 그냥 비우기 아까우니 중고로 판매를 하던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주던지 해야 할 듯 싶다. 일단 이런 비움의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싶다. 생각해보니 항상 끼는 반지는 결혼반지와 청혼반지 두 개로 정해져 있기에 다른 반지들은 정말 가끔만 착용하기에, 만약에라도 나중에 장신구를 추가로 구매할 일이 생긴다면 얼마나 자주 사용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듯한다. 

일단은 비움이 주이지만, 평생 단한개의 장신구도 더 이상 구매하지 않겠다..라고 단언은 못하겠다. 아마 언젠가 마음에 드는 것이 생기면 또 새로운 걸 구매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나만의 규칙을 세워보았다.

  1. 새로 구매한다면, 구매하기전에 이 물건을 얼마나 자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본다. 만약 가끔만 사용할 것 같으면 꼭 필요한 것이 아니기에 웬만하면 구매하는 것을 삼간다. 
  2. 만약 데일리로 적합하다면, 내가 그 장신구를 20년 30년 후에도 착용한 모습을 상상해본다. 만약 그때까지도 무난히 착용가능할만한 디자인이면 합격, 그렇지 않고 몇 년 안에 유행을 탈것 같다면 불합격 
  3. 요즘 눈에 들어오는 보석이나 시계들은 다들 고가이기 때문에, 충동구매는 삼간다. 일단 물건을 보았을때 내가 이 물건을 가지기 위해 얼마의 가치를 지불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적정한 가격이면, 장기간에 걸쳐 돈을 모은다. 끝까지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구매하는 것으로! 

이러한 기본규칙 내에서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오랫동안 아끼고 사용할 수 있을지 판단해보고 구매하면 그 물건이 더 잘 사용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현재 가지고 있는 보석함 2개 이상의 공간을 장신구를 위해 허용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러면 적어도 그 총량은 유지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손때가 탄 장신구들을 비우며 약간은 아깝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을 가지고만 있는 것은 짐밖에 안되니 이제 비울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잘 비워야 잘 채울 수 있을 테니,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비워가며 나의 취향을 탐색해보고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것들의 가치를 잘 파악할 수 있길 바란다. 


나만의 #비움프로젝트를 시작하고자 한다. 블로그에도 그 내용을 공유하고 싶지만, 글의 특성상 약간은 지저분해지지 않을까 싶어 다 사용한 물건들과 처분하고 나눔 할 물건들의 기록은 본 게시물의 댓글과 인스타그램에만 하고자 한다. 나의 #비움 프로젝트의 진행사항이 궁금하신 분은 @minimal_goco 로 방문해주세요!

곧 또 좋은 정보를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Dann Tschüss, bis demnächst. Auf Wiederse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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