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활자 중독자이다. 거의 매일 한 시간 이상씩 독서를 하는 편이며, 집안 곳곳에 책이며 신문, 잡지들이 즐비해 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짐들 중 가장 비우기 힘든 부분이 아마 책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소설책 같은 게 주류이면 비우기 더 편하긴 할 테지만, 전공서적과 일할 때 필요한 자료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집안의 짐들을 다 줄인다 하더래도 책들은 평생 지고 가야 할 짐 같다.
본인 전공분야의 일을 안 하거나, 경력단절이 된다면 또 그땐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현재까지 우리는 우리가 공부하는 분야 혹은 유사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기간에 배운 것만으로 현재를 살아가기에 기술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내용들을 습득하기 위해 세미나에 참석하고 여러 가지 강연들을 들으러 다닌다. PDF 파일이나 PowerPoint 파일로 수업 교제가 준비된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지금까지도 대부분 종이 파일로 교제를 가지고 있는 편이다. 물론 종이 또한 단점이 많다. 먼지도 많이 쌓이고, 내가 필요한 내용을 찾으려면 품을 많이 들여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종이로 가지고 있는 자료는 스캔을 뜨거나 사진으로 찍어 One Note에 그 내용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모든 프로그램은 영속적으로 사용 가능 것이 아니어서 언젠가는 One Note 또한 서비스를 종료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것을 대비해 우리는 다른 종류로 파일을 저장하긴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자료를 날릴 상황을 대비해서 정말 중요한 자료는 원본 종이자료를 버리지 않고 정리해두는 편이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다른 분들을 보면, 모두 전자책으로 바꾸고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책 몇 권을 제외하고는 전부 처분하여 집의 공간을 넓게 쓴다는 분들을 종종 본다. 집에 책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분명 큰 공간의 차이를 불러올 것이다. 하지만 미니멀리즘은 나에게 의미 있는 물건만 소유함으로써 가진 물건을 소중히 하고, 진정한 나에 대해 알아가는 하나의 목적으로서 기능하는 것이지, 물건의 개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나에게 의미가 있는 책이 남들보다 절대적 양이 많다고 해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 집을 도서관으로 만들 정도로 공간이 무한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설책이나 자기 개발서 같은 책들은 최대한 빌려봄으로써 책짐을 늘리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활자 중독자 부부는 어떻게 집안의 종이들을 줄일 수 있을까?
메모지는 버린다
일단 딱히 중요하지 않거나, 그때그때 기록했던 메모들은 중요한 내용만 따로 OneNote 나 다른 수첩에 그 내용을 적어놓고 나머지 작은 종이들은 다 버린다. 솔직히 대부분 중요한 내용이 아닌 경우도 많고, 이미 지난 내용들이라 가지고 있을 필요는 딱히 없다. 이렇게 작은 종이들은 대부분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상자에 넣어 보관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그 가치에 비해 차지하는 공간이 크다. 더 쾌적한 공간 활용을 위해 이 부분은 과감히 버리자.
영수증은 바로 정리하기
우리 집의 애물단지는 바로 영수증이다. 몇몇 영수증은 교환과 수리를 위해 잘 보관하여야 하지만 생필품 영수증은 사실 바로 처분 가능하다. 하지만 남편이 개인적으로 카테고리와 구입처에 따른 제품의 가격을 비교하는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어서, 지난 2년간 영수증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아 왔다. 이미 기입한 영수증이나, 별로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되는 영수증들은 파쇄해서 그때그때 버리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신문, 잡지는 그때그때 처분
각종 학회와 단체에서 우리는 신문을 구독 중이다. 신문이 E-Paper 형식으로 나와 있으면 자료 정리에도 더 편할 테지만, 독일의 대부분 학회지는 여전히 종이에 인쇄된 형태를 고수 중이다. 이건 최대한 모아두지 말고 그때그때 읽고, 필요한 내용만 사진이나 스캔본으로 남기고 버리자. 다행히도 새로 구독 시작한 이코노미스트는 E-Paper로 핸드폰으로 읽을 수 있어 편하다. 이걸 좀 빨리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게으름 피우느라 집에 이미 쌓인 이전 신문들은 최대한 빨리 읽고 정리하도록 해야겠다.
카탈로그는 버리기
신문도 최신 정보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지만, 과거의 정보들도 현재에 유용한 게 사용 가능하기에 스캔이라도 해서 남긴다고 하지만 제품 카탈로그는 그 이야기가 다르다. 보통 카탈로그는 시즌별로 나오고, 대부분의 상품들은 시즌이 지나면 더 이상 판매가 되지 않기 때문에 과거 잡지를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이런 것들은 과감히 버리자. 예쁜 걸 보는 것은 좋지만 사지 않을 물건을 괜히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뇌 속에서는 소비를 촉진시킨다. 무언가를 새로 사고 싶지 않다면 최대한 광고에서 스스로를 멀어지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단 요즘에 비움을 시작한 종류에 대해서는 나 나름대로 기준이 세워졌기에 그 비움 방법에 대해 적어 보았다. 책도 인쇄물에 속하긴 하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비움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명확한 기준이 세워진 것이 아니어서 이것은 나중에 비움을 시작하면 다시 써보도록 하겠다. 올해는 내 주변을 가득 채운 종이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라본다. :)
나만의 #비움프로젝트를 시작하고자 한다. 블로그에도 그 내용을 공유하고 싶지만, 글의 특성상 약간은 지저분해지지 않을까 싶어 다 사용한 물건들과 처분하고 나눔 할 물건들의 기록은 본 게시물의 댓글과 인스타그램에만 하고자 한다. 나의 #비움프로젝트 의 진행사항이 궁금하신 분은 @minimal_goco 로 방문해주세요!
곧 또 좋은 정보를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Dann Tschüss, bis demnächst. Auf Wiederse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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