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니멀리즘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부터,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무언가 비워내고 더 편해지기 위해 쉽게 정리를 하는 생활 습관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일단 물건을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정리하고, 내가 정리한 물건들을 적어도 인스타그램이라는 공간에 기록을 하니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더 잘 알게 되는 듯하다.
이전에는 정말 욕심쟁이였던 것 같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보니, 딱히 의미가 없어서 당장 버려도 되는 것들이 꽤나 많은데 항상 무언가 말도 안 되는 의미를 부여해서 놓지 않고 꾸역꾸역 다 끌어안고 있었다니.. 나의 지난날에 반성한다. 30살이 다 되어 깨달았으니, 이제 남은 인생은 좀 더 의미 있는 것들로만 나의 삶을 채워나가보려고 한다.
나는 여태까지 나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많은 물건들을 구입하고 모았나 보다. 그렇게 공간을 채우다 보니 결국 내가가 편안히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잃었다. 물건을 정리하는 걸 매우 좋아하지만, 너무 많은 물건들을 소유하고 있으면 주기적으로 물건을 닦고 정리하고 찾느라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소비한다. 필요라는 이름으로 추억이라는 미련으로 우리는 너무나 많은 물건들을 손에 쥐고 살아가느라, 현재를 붙잡기 힘들어졌다. 추억도 분명 소중하지만, 추억에 묶여 현재의 행복을 잃어버리는 건 너무나 바보 같은 일이다. 추억은 최소한으로 남기고 현재를 충만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적게 소유하되 본인이 가장 좋아하고, 본인에게 잘 맞는 것을 소유하자. 그것이 가능하려면, 스스로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집을 예쁘게 가꾸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고 본인의 마음과 취향을 잘 살펴보자. "남들의 취향에 맞게 전시하고 싶은 나"가 아니라 "진짜 내가 편하게 느끼고 좋아하는 나"가 어떤지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 더 쉽게 우리와 더 긴 인생 동안 함께할 물건들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나조차도 진짜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과 다른 사람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어 다른 사람의 취향이 반영된 나의 모습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 진정 나 스스로가 나에게 원하는 모습을 찾기까지는 아직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듯하다. 그렇게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동안은 비움에 대해 나에게 조금은 더 쉬운 과제를 주고자 한다. 일단 내 추억과 인생에 큰 의미가 없는 것들인데도 내가 버리지 않고 모아 왔던 것들을 하나씩 비워나가는 것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그런 물건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종이백, 쇼핑백, 택배박스
지금 보면 조금은 황당하지만, 나는 그동안 쇼핑백도 차마 버리지 못하고 한 구석에 크기별로 차곡차곡 잘 모아놨다. 의외로 쇼핑백은 여러 가지 용도로 잘 사용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물건을 줄 때도 유용하게 쓰이고, 크기가 큰 종이백과 같은 경우는 요즘 종이 쓰레기를 모아 버리는데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종이봉투를 계속 사용한다고 버리지 않고 모아 왔다. 그리고 택배박스나, 주문한 물건이 담겨왔던 박스 같은 것도 되팔 때 편하기 위해 혹은 이사 갈 때 또 잘 포장해야 하니까 하면서 이래저래 박스를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집과 창고가 점차 상자 무덤 되어갔다.
이러한 잡동사니에 밀려, 이제는 내가 쓰고 싶은 나의 공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일단 한 번에 다 버리자니 아직도 약간의 미련이 남아있는 듯하다. 언제쯤이면 이 미련이 완전히 없어질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일이니 몸을 움직이기로 했다. 하루에 하나 두 개씩 적게라도 나의 물건을 줄여가는 것이다. 종이봉투를 이런저런 이유로 사용하여 줄이고, 안 쓸 것 같은 박스들은 정리해서 버려야지. 그렇게 몸에 익다보면, 머리도 따라가게 돼서 언젠가는 나도 나의 물건을 버리는 것에 조금은 편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버리는 것도 좋지만, 물건 양을 늘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더욱 열심히 쇼핑 다닐 때 적합한 크기의 가방을 들고 다니며 새로운 종이봉투가 늘어가는 것을 방지하자! 그렇게 종이도 아끼고 환경보호에 한걸음이라도 더 가까워질 수 있으면 좋겠다.
공병, 유리병, 술병
예전에 잼을 만들거나, 요리하고 남은 것들을 담아서 나누고 정리하기 위해 유리병들을 버리지 않고 차곡차곡 모았다. 소스병도 사용 후에 싹싹 씻고 고독해서 모아놓고.. 초반에 병의 개수가 몇 개 안되었을 때는 그 사용목적을 다하며 잘 사용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사용하는 병보다 사용하지 않고 서랍장에서 공간만 차지하는 공병의 수가 더 많아지게 되었다. 이것은 이제 나에게 짐으로 인식되고, 나는 드디어 이것을 정리할 시간이 된 듯하다. 예전엔 한동안 다 마신 술병들과 맥주병 뚜껑도 모으다가 버리고, 그렇게 몇번을 모으고 버리기를 반복했던 듯 하다. 왜 그렇게 무언가 모으는 데에 집착하는지 아직도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이제는 기록만 하고 실물로 모아서 짐을 늘리는 것은 그만하고 싶다. 물건 늘려봤자, 청소할 때 먼지 닦을 것만 하나 더 생기는 것이고 그 먼지는 결국 내가 닦아야겠지. 나의 시간을 소중히 하자! 시간은 한정된 자원이니까.
잡지, 카탈로그, 신문
책장을 정리하다 보니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난 2, 3년 전 신문이나 잡지 그리고 카탈로그까지 안 버리고 모아놓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더 이상 그 카탈로그에 실린 물건을 살 수도 없을텐데 나는 그것들을 왜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도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런 것들은 더이상의 쓸모가 없으니 기다리지 않고 과감히 뭉텅이로 버릴 수 있다. 나의 책장은 안그래도 포화상태여서 이제 더이상 책을 꽂을 자리가 없어졌는데, 그런 영양가 없는 것들로 공간을 채우고 싶지 않다. 언제 날 잡고 한 번에 싹 정리해야겠다. 다른 책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줘야지.
이 정도 목록들이 내가 아직까지 크게 괴롭지 않게 처분 가능한 물건들인 듯하다. 점차 작은 범위의 비움에서 큰 범위로 스스로 확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하루빨리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더 많이 이루어질 소망 해본다. 아마 아직은 욕심이 많이 있는 책, 의류, 가방 등은 내가 마지막에 정리할 수 있는 것이 될 테지만, 언젠가는 이것들도 하나씩 스스로 줄일 수 있겠지. 무소유는 힘들겠지만,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해 조금 적게 소유하는 것을 항상 실천하도록 노력해야지. 독자 분들도 더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본인을 더 행복하게 하는 것을 찾을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댓글과 공유, 공감은 많은 힘이 됩니다! 곧 또 좋은 정보를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Dann Tschüss, bis demnächst. Auf Wiedersehen!
나만의 #비움프로젝트 는 블로그에도 그 내용을 공유하고 싶지만, 글의 특성상 약간은 지저분해지지 않을까 싶어 다 사용한 물건들과 처분하고 나눔 할 물건들의 기록은 본 게시물의 댓글과 인스타그램에만 하고자 합니다. #비움프로젝트 의 진행사항이 궁금하신 분은 @minimal_goco 로 방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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